백두대간/백두대간 1회<完>

백두 22-2구간[한계령-점봉산-조침령] (08-07-19)

맹돌이2 2009. 8. 5. 09:14
지난해 1월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한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벌써 35차가 되었다.
이제 남은 구간은 3곳인데 한계령, 미시령이 입산통제구간인지라
어떻게 종주를 이어갈지가 걱정이다.

그런 걱정때문에 평소보다 1시간 앞당겨 대전을 출발했다.
토욜(7/19) 새벽 3시 한계령에서 필례약수-귀둔으로 연결된 도로에서 하차했다.
새벽 3시 10분경 잽싸게 철조망을 우회해서
점봉산 산행들머리를 찾아 들어가는데 맘이 조마조마하다.

급경사진 언덕구간을 빠르게 올라가 확인해 보니 전대원이 무사통과한 듯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선두에서 1157봉으로 올라가는데 그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거기에다 암릉구간이 여럿 있어 밧줄을 타고 오르내리락 하였으니 다시 숨이 가쁘다.

1157봉 정상에 올랐으나 어두운데다 운무마저 끼어 있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북서쪽으로 귀때기청으로 이어진 서북능선...
북쪽엔 중청-대청봉...  서쪽엔 가리봉-주걱봉으로 연결된 가리능선...
동쪽엔 등선대, 만경대, 흘림-주전골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을텐데 넘 아쉽다.

1157봉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 3거리 갈림길에서
대간 시그널을 보고 진입했는데 이후 계속 내리막 구간인데다 시그널도 안보인다.

이거 혹시 알바한게 아닌가~!
필례약수터 방향 능선길로 잘못 접어든 게 아닌가~!!
한참을 서성이다 갈라진 길이 없었다는 대원들의 말을 듣고
계속 더 내려가 UFO바위를 보고서야 제대로 진입한 걸 알았다.

여명이 트이고 구름사이로 일출이 될때쯤 망대암산(1236m)에 도착했다.
망대암산은 주전골에서 위조화폐를 만들던 무리가 망을 보던 곳이다.

망대암산에서 점봉산으로 가던 길에 곰취를 한우쿰이나 뜯었다.
곰취가 손바닥 2개를 합친 것 만큼 크게 자란 것도 있었다.
그래도 그 향기만큼은 어디에 견줄수도 없다.

점봉산(1424m) 정상에 오르니 정상부근에도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다.
점봉산은 이름 그대로 부드럽고 둥근 모습을 지닌 산인데
작은점봉산(1293m)을 지나 곰배령 부근엔 천상의 화원이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 식물 종수의 20% 정도인 90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는데
모데미풀, 노랑무늬붖꽃, 금강초롱, 홀아비바람꽃 등 50여종의
희귀보호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식물자원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출입통제가 제한된 곳이다.

오색과 진동리를 이어주는 단목령을 지날때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단목령에서 20여m 내려가 흐르는 계곡물에 생수를 보충하고 머리를 씻었다.

북암령을 지날때 빗줄기가 더욱 굵어 지더니
조침령에 도착할때쯤 장대비로 변한다.
산행 후반부에 시원한 빗줄기 덕분에 더위를 느끼지 않고 파워 워킹을 한 탓에
단목령-조침령 9.9km를 2시간 40분만에 주파했다.

하산후 빈평골 계곡에서 션하게 알탕을 하니 온 몸이 개운하다.
거기에다 족발 안주삼아 막걸리 세잔이나 마셨더니 속마저 알럴럴하다.

백두대간은 물줄기를 건너지 않기 때문에 산행도중 씻을 곳이 거의 없다.
알탕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건데
빼재 부근에 이어 조침령 터널입구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경험했다.


[산행 코스]

한계령   ->  UFO바위            -> 망대암산       -> 점봉산
                 1:51:58            49:41                 38:53 (7:05휴식)
                                        2:40:59              3:19:54

  -> 단목령               -> 북암령   -> 조침령                 -> 진동리 조침령터널
  1:37:51 (3:12휴식)  49:17           1:48:50(4:40휴식)  22:50
  5:04:51                  5:57:20        7:46:10                 8:13:42

[산행 시간]

  총 8시간 13분 42초 소요...

[산행 사진]

1) UFO처럼 생긴 바위...
    1157봉 아래에 있는데 이 바위를 보고서야 알바가 아니란 걸 알았다.




2) 망대암산(1236m)에서 뒤돌아본 1157봉...



3) 망대암산(1236m)에서 바라본 점봉산(1424m)...
    정상 모습이 둥글고 부드러운데 운무에 휩쌓여 어렴풋이 보인다.



4) 점봉산(1424m) 정상석과 야생화 군락...





5) 점봉산에서 바라본 망대암산(1236m)...
    운무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곳이 설악산 중청-대청 방향이다.



6) 점봉산에서 바라본 작은점봉산(1294m) - 가칠봉(1165m) 능선줄기...
    작은점봉산 아래에 천상의 화원인 곰배령이 위치해 있다.
  


7) 오색리와 진동리를 잇는 단목령...
    백두대장군과 백두여장군 장승이 인상적이다.



8) 양양에서 진동래로 넘나들던 소금장수와 생선장수들이 너무 힘들어
    우스갯소리로 "좆침령"이라 불렀다는 조침령...



9) 점봉산 정상에서...



10) 단목령에서...



11)  조침령에서 백합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