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내 맘속의 고향이다.
힘들거나 어려울때 항상 내 곁에 있었고
시간이 될적마다 자주 산행했던 곳이다.
대전에 살면서 광주에 가게 되면 으레 찾아갔던 산이다.
그런데 어머님이 서울로 이주한 후 거의 가보지 못했다.
이 가을이 다가기전에 올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으러 무등산으로 떠났다.
오전 11시경 전남 화순에 있는 안양산휴양림매표소를 기점으로 산행 시작...
안양산(857m)로 올라가는 코스가 급경사인데다
눈비에 산길이 젖어 미끄럽기 그지 없다.
황색의 억새밭 사이에 하얀 눈꽃이 피기 시작했다.
안양산 정상에 도달할때쯤부터 눈보라가 몰아친다.
20m 앞도 분간할 수 없을만큼 세찬 눈보라이다.
운무사이에 무등산이 숨어 보이질 않은다.
안양산에서 길을 잘못 들어 잠깐 알바...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사방을 둘러보니 운무사이로 백마능선이 보인다.
황색의 억새풀이 바람에 휘날리며 하얀 눈보라를 맞이하고 있다.
야호~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으로 갔다가 겨울 눈꽃 산행을 하게 된 거다.
백마능선의 나뭇가지와 바위에 하얀 눈꽃이 피었다.
나뭇가지에 핀 눈꽃을 눈사탕처럼 먹어 보기도 했다.
얼마나 눈보라가 세차게 불어오는지
뺨과 코끝이 얼럴럴하고 손끝에 감각마저 없다.
거의 달리듯이 빠른 걸음으로 백마능선을 넘어
KBS송신소가 있는 장불재에 도착...
이곳에서 직진하면 입석대 서석대 방향이고
좌측으로 가면 중머리재 증심사 방향이고
우측으로 가면 규봉암 꼬막재 무등산장 원효사를 돌아오는 순환코스이다.
매년 1월1일에만 개방되었던 입석대 서석대 코스가
이젠 일반인에게 완전 개방되었나 보다..
입석대(1017m)는 장불재에서 400m 위쪽에 위치한 곳인데
마치 수십개의 돌기둥을 세워놓은 형상이다.
제주도 주상절리대와 비슷한 무등산 주상절리대이다.
날씨가 워낙 추워 도시락을 먹을 수 없다.
따뜻한 커피와 컵라면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사진 몇컷 찰칵...
하산하는 길은 빙판길이라 미끄럽기 그지 없다.
한발한발 조심스레 디디면서
장불재 - 중머리재로 하산하는데
날씨가 따뜻한 구간은 진흙탕길이 되었다.
중봉(925m) 아래 중머리재는 갈대밭 초입이다.
젊은 시절 수없이 오르내리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중머리재에서 좌측으로 가면 새인봉(611m) 이다.
이곳에서 무등산 정상인 지왕봉(1120m) 천황봉(1187m) 인왕봉(1140m)을
쳐다볼 수 있는데다 화순방향의 안양산 만연산과
광주 동북쪽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새인봉을 돌아 증심사 방향으로 내려오니
붉게 물든 단풍위에 하얀 눈꽃이 피어 있다.
더 아래쪽엔 단풍잎이 바람에 휘날리며 낙엽되어 떨어진다.
웬걸..
가을의 끝자락에서 겨울을 지나 다시 가을로 왔으니
시간의 축을 거꾸로 메단 기분이다.
증심사 버스종점으로 하산해서 암뽕순대집을 찾았다.
문빈정사를 지나 바람재 방향 산행 입구에 있는 집인데
생굴을 넣어 비빈 것절이 김치와 암뽕순대가 멋찐 조화를 이룬 맛집이다.
집은 허수룩 해도 맛집으로 소문난 그 집이다.
여러 방송사에서 맛집으로 소개도 되었고
김치대잔치에서 대상 수상도 했던 곳이다.
암뽕순대 한 우큼 입에 넣고..
조껍대기 막걸리 한잔 가득 크윽...
으~!!!
이런 맛이 좋아 맛여행 산기행을 하는 거다.... ㅎㅎㅎ
거기에 코드가 맞는 산행 친구가 있어 더욱더 좋다.
안양산자연휴양림 -> 안양산 -> 백마능선 -> 장불재 ->
입석대 -> 장불재 -> 중머리재 -> 새인봉 -> 증심사버스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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