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기맥 3차: 2구간[운두령-보래봉-청량봉-구목령] (13-09-07)

한강기맥 3차: 2구간  운두령 - 1380봉 - 보래봉 - 불발현 - 청량봉 장곡현 - 1192봉 - 구목령   23.3 km

                    접속구간 : 구목령 -  생곡2리                                                                        6.8 km

 

 

 

** 추후 작성~~^^*

 

한강기맥중 산행거리와 접속의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한 구간을 끊기가 쉽지 않은 구간이다. 부득이 운두령에서 구목령으로 마루금을 이어가고 구목령에서 생곡2리 마을까지 트럭을 이용하여 이탈하기로 되어 있으나, 겨울철 일조시간을 고려하여 무박산행으로 3구간을 시작한다.

 

운두령에 도착해서 보니 제법 많은 눈이 쌓여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라 잠시 당황이 되었지만 다행히 아이젠 없이도 산행이 가능할 정도이고 얼어있는 눈이 아니라 미끄럼은 조금 덜한 느낌이다. 새벽 4시20분, 운두령을 출발하여 한강기맥 3구간을 이어간다.

 

남서쪽 방향을 향해 어둠속에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채 진행하는데, 마루금이 우측으로 꺾여 지나는 느낌이다. 용평면, 봉평면, 내면의 경계를 이룬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삼면봉인 1271.1봉이다. 여기서 부터는 흥정산갈림길까지 마루금은 서쪽을 향해 달려간다. 이름없는 무명봉 들을 지나자 넓은 헬기장이 있는 1381봉을 지난다. 오늘 구간중 최고봉이지만 아쉽게도 이름을 가지지 못한 봉우리다.

 

1381봉을 지나자 마루금 좌우로 인근 마을의 불빛이 반짝이고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보래령으로 내려선다. 해발 1,065m에 이르는 보래령은 옛날 홍천군 내면에서 봉평장으로 넘나들던 큰 고갯길이었으나 일제 때 운두령이 차도로 변하면서 푸대접 받게 된 고개다. 지금은 고개 아래로 터널이 뚫려 쉽게 넘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보래령을 지나면서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지만 하늘은 잔뜩 흐려있어 기대했던 일출은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보래령을 지나 30여분 오르막길을 올라서자 정상표지판이 서있는 보래봉이다. 오늘 구간중에 이름을 가진 최고봉인 셈이다. 좌측 용수골 방향 이정표를 따라 가면 세계정교와 연지기 마을로 내려서게 되고, 기맥 마루금은 우측방향이다. 세계정교는 '세스팔다스신'(세상을 스스로 팔팔하게 다스리는 신)을 모시는 사이비 종교라고 하는데, 교주 하 모씨는 전직 세계무술연맹 한국 총재를 지낸 인물이라고 한다.

 

보래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을 올라서면서 회령봉갈림길인 1277봉을 지나고다시 내려가면 사거리 갈림길 안부인 자운치에 다다르게 된다. 계속되는 오르내림의 연속이지만 큰 고도차가 없고 산행로가 잘 되어 있어 별로 어렵지 않은 길이 이어지면서 흥정산갈림길을 지난다.

 

'흥정산 1.7km'가 표시된 흥정산갈림길 이정표앞에서 마루금은 우측 90도 방향으로 꺾여지면서 이어진다. 그리고 서쪽으로 향하던 마루금이 북서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청량봉으로 이어지고 그 중간에 불발령을 지난다.

 

불발령(1052m)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에 있는데, 지금은 아름다운 숲길이라 하여 산악자전거, 트레킹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걸어서 넘어야 했던 험준한 고갯길이었다. 불발령의 지명 유래는 횃불(火)을 밝히(明)면서 넘었다고 해서 불바래기재, 불발령, 불발재, 불발현(火明峴/火明嶺) 등으로 부르던 지명이다. 불발령 중턱에 있는 마을 이름이 그래서 화명동(火明洞 : 불바래기)이 된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연유인지 불당(佛堂)이 있어 지명이 유래했다고 '불발현(佛發峴)'으로 최근에 둔갑을 했다. 횃불을 밝히면서 넘어야 했던 불발령 고갯길에는 박정렬 여사 같은 일반 서민들의 한 맺힌 애환이 서려 있는 지명인데, 불당에게 어물쩍 뺏기고 말았다.

불발령 고개에 있는 고 박정렬여사의 위령탑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여기 눈보라 치던 불발령 고갯길, 어린 딸을 살리고 숨져 간 거룩한 어머니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 1978년 3월 12일 친정에 다니러 오던 박정렬 여사(당시 38세, 북제주군 좌동면)가 1미터쯤 쌓인 눈 속에 파묻혀 숨졌으나, 딸 인숙(仁淑:6세) 양은 어머니의 헌신적이고도 희생적인 안간힘 속에 살아 있었다. 인숙 양은 어머니의 윗옷에 싸인 채 품속에 안겨 간신히 살아 있었던 것이다. 출가 전 이곳 자운리에 살던 박 여사는 4년 전 남편을 따라 제주도로 이주 했다가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를 거쳐 혹심한 추위와 싸워 가면서 발길을 재촉하여 그리던 친정으로 오던 길이었다. 어머니라는 거룩한 이름 아래 최후의 순간까지 자식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불사른 박정렬 여사의 살신(殺身) 모정은 이 땅의 모든 여성들에 의해 영원히 기억되고 추모될 것이다.

숭고하고 애틋한 모정을 기리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정성을 모아 모든 여성의 귀감으로 삼고자 여기 이 돌을 세운다. (1978. 10. 1, 홍천군여성단체협의회)"

 

한편 한국전쟁 전초전이라 불리는 불발령 사건 때에는 마을 주민들이 전투하는 국군들의 식사를 전담해서 이 고갯마루까지 지고 왔다고 하고 동학농민 항쟁 때, 동학군들도 이 고개를 넘어 최후의 격전지인 자작고개로 갔다고 하는 유서깊은 고갯마루다.

 

불발령에서 청량봉을 지나 장곡현 까지는 좌측 마루금 아래로 임도를 내려다 보며 걸어간다. 완만한 길을 20분쯤 지나자 청량봉이다. 청량봉은 춘천지맥의 분기점이자 영춘지맥에 포함되는 산줄기다. 영춘지맥이란 영월지맥과 춘천지맥 두 지맥을 합쳐 영춘지맥이라고 하는데, 춘천지맥은 한강기맥 상에 있는 청량봉(1,052m)에서 북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춘천의 경강역 뒤편 북한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125km의 산줄기를 말하고, 영월지맥은 한강기맥 상에 있는 삼계봉(1,065m)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영월의 태화산(1,027m)을 거쳐 남한강에서 가라 않는 산줄기를 말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한강기맥의 청량봉~장곡현~구목령~삼계봉 구간 11km를 합하여 약 272여km를 신산경표 저자 박성태님이 종주한 후 영춘지맥이라고 명명했다고 하고 당시 무명봉으로 있던 이곳을 청량봉으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청량봉을 지나면서 마루금은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구목령으로 향한다. 불발령을 넘어 온 임도와 다시 만나는 장곡현을 지나면서 구목령까지는 특징없는 지루한 길을 오르내리며 이어진다. 중간에 1191.8봉을 지나 조망바위에서는 앞쪽으로 한강기맥의 힘찬 맥이 이어져 가는탁트인 조망이 펼쳐지고 그 아래 헬기장을 지나면서는 태기산의 풍력발전단지가 하늘과 맞닿아있는 조망이 있어 그나마 지루함을 달래주며 구목령으로 내려선다.

 

구목령은 홍천군 서석면, 평창군 봉평면, 횡성군 청일면을 넘나드는 경계에 있는 고개로 오래된 고목이 아홉그루 있었다 하여 구목령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나무들을 찾을 길이 없다.고개를 넘어 우측의 생곡2리에서 좌측의 흥정리로 임도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포장 도로로 트럭만이 운행이 가능하다. 

 

구목령에서 생곡2리 마을까지는 걸어서 한시간반 정도가 걸리는 거리인데, 구목령에서 3구간 마루금을 종료하고 트럭을 타고 내려가는 길도 4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다.

배나무골을 지나 대형버스 진입이 가능한 마을 시멘트길이 시작되는 곳까지 트럭을 타고 내려와 한강기맥 3구간 산행을 모두 마친다.

 

◆ 산행 코스 및 시간

 

운두령 -> 1271.8봉     -> 1380봉   -> 보래령    -> 보래봉(1324m) -> 회령봉 갈림길        

          2.2 km             1.8 km        1.9 km        1.3 km                 1.2 km               

          37:43               34:46         36:54          30:08 (5:01휴식)   23:01  

 

 -> 자운치  -> 1204봉   -> 불발현         -> 청량봉(1052m)  -> 장곡현

1.5km         2.7 km        2.0 km             1.1 km                   1.3 km           

30:26         1:24:29       49:36(4:31휴식) 16:58(6:40휴식)      24:22 (8:48휴식)

 

-> 죽동갈림길  ->   1190봉  -> 구목령  -> 생곡2리

2.0 km            1.9 km         2.4 km       6.8 km          <계> 30.1 km

42:54              51:09          1:03:17      34:21            <계> 9:50:12

 

◆ 산행 지도

 

◆ 산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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