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산행/한라산

제주 사려니숲길-물찻오름-삼다수숲길 (12-02-10)

맹돌이2 2012. 2. 13. 09:08
<아래 글은 월간산 2011년 2월호 게재된 것인데 퍼온 것임>
 
 [르포] 비자림로~물찻오름 들머리~붉은오름 들머리~남조로 잇는 10km숲 트레일
    제주의 원시성 간직한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속살을 엿보는 숲길이다.
아득한 옛날 제주의 들녘을 호령하던 테우리들(말몰이꾼)과 사농바치(사냥꾼)들이 거닐었고,
화전민과 숯을 굽던 이들 그리고 표고버섯 따던 이들이 걸었던 사려니숲길은
원시 그대로의 제주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숲 트레일이기 때문이다.
 
해발 500~600m대에 우거진 숲을 가로지르는 사려니숲길은
한라산 북동쪽 비자림로(1112번 지방도)에서 시작해 물찻오름 들머리를 거쳐
성판악휴게소(길이 13.5km) 혹은 붉은오름 입구(10km) 또는 사려니오름 입구(15km)로 이어진다.

그 사이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포함해 서어나무, 졸참나무, 산딸나무 등 여러 수종이 어우러진

자연림을 가로지른다. 숲에는 식물만 있는 게 아니다.

오소리와 제주족제비, 팔색조와 참매, 쇠살모사 등 다양한 동물도 서식한다.

게다가 물찻오름, 붉은오름, 사려니오름 등 제주 특유의 기생화산이 숲 곳곳에 불룩 솟아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숲속에서 겨울잠 자는 천미천 풍광 일품

 

사려니숲길은 흰눈에 덮여 푸르름 대신 하얀 청아함으로 빛났다.

페이로더가 널찍하게 밀어낸 눈길 따라 걷는 맛은 새로웠다.

산길 하면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하는 법. 사려니숲길은 그 통념을 깼다.

슬슬 내려가는 듯하다 슬슬 올라가고 그러다 평지 길로 이어지곤 했다.

아니 평지나 다름없었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뒤섞여 천연미가 한층 더한 숲길은 고즈넉했다. 호젓했다.

        그래서 모처럼 사색할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런 여유를 도와주려는지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다.

        한동안 완만하게 이어지던 내리막길은 새왓내를 가로질렀다.  새왓내는 천미천 지류다.

 

       천미천(川尾川)은 해발 1,400m대의 어후오름을 비롯해 물장오름, 물찻오름, 부소오름, 개오름 등

        40여 개의 오름을 끼고 표선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25.7km 길이로 이어지는,

        제주에서 가장 긴 나뭇가지형(樹脂形) 하천이다.

여름철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콸콸 흘러내리는 천미천이건만

지금은 깊은 눈에 덮여 눈보라를 견뎌내며 겨울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평화롭고 아름답다.

 

참꽃나무숲을 지날 무렵 40대 중반의 여성 트레커들 세 명이 추월한다.

제주시민인 이들은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라며 “주말이면 사람에 치일 만큼 탐승객이 많다”고

귀띔해 준다. 사려니숲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물찻오름 탐승객들로 인기를 누려왔다.

봄가을뿐 아니라 여름철에도 숲그늘과 숲바람을 즐기는 이들이 즐겨 찾는 길이었다.

 

4km에 지나지 않는 트레킹이건만 눈보라 속의 눈길 걷기는 쉬이 힘을 빼내고,

쉼터가 눈에 띄자 눈보라를 피해 얼른 들어선다. 잠시 숨을 돌리자 설경에 빠져든다.

눈길 밖은 백설의 세계. 나무도 풀도 하나의 설화를 그려놓고 있다.

하늘에서 소리 없이 내린 눈은 대지를 덮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비자림로 입구를 출발한 지 4.5km 지점을 지나자 물찻오름 들머리

(비자림로 4.7km·사려니오름 입구 1.8km).

2008년 12월 이후 2010년 11월 말까지 2년간 자연휴식년제로 입산이 금지돼 왔으나

생태보전을 위해 올 한 해 더 연장할 계획이다. 들머리 부근에 쉼터와 화장실이 조성돼 있다.

      물찻오름(水城岳·717.2mm)은 제주시에 인접해 있고,

       들머리 숲이 좋아 한여름에도 탐승객이 많이 찾는 오름이었다.

       숲길에서 150m 높이의 분화구 외곽까지 이어지는 길도 온통 숲이다.

       거목이 뿌리째 뽑혀 쓰러지고 굵은 가지가 부러지는 등, 태풍을 비롯한 자연 현상에 의해 훼손된

       곳이  간간이 보이지만 그래서 더욱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다.

       제주의 수많은 오름 중 굼부리에 물이 차 있는 오름은 많지 않다.

       부악의 백록담 외에 사라악, 물장울, 동수악, 물영아리, 금악, 그리고 이곳 물찻오름 정도다.

       ‘물찻’은 물이 찼다는 뜻일 수도 있겠지만 제주 말(語) ‘잣’은 성(城)이란 뜻이라고

       오름 들머리의 안내판에 적혀 있다.

       즉, 분화구 안쪽이 낭떠러지를 이루고 그 안에 물이 차 있어 ‘물찻’이라 불린다는 것이다.

       물찻오름 가는 길은 눈이 깊었다. 들머리에 닿을 무렵 의기양양하게 내려서기에 분화구로

       내려섰다 왔나보다 했던 제주 여인네들의 발자국은 도중에 끊겨 있었다.

       며칠째 계속된 눈으로 모든 게 하얗다. 원시 깊숙이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깊은 눈 헤치느라 힘이 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분화구 위에 올라섰으나 짙은 안개에 기대했던 조망은 터지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다 눈보라가 기세를 꺾고 안개가 흩어질 즈음 분화구로 내려섰다.

       원시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다 싶었다.

       나무들은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봄여름가을에는 많은 전설 간직한 듯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화구호는 흰눈에 덮여 설원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그 곳을 찾은 산짐승이나 다름없는 겨울 나그네였다.

       물찻오름 입구를 지나면 붉은오름까지 이어지는 사려니숲길 10km 구간 중 절반쯤 걸은 셈이다.

       이후 첫번째 삼거리(물찻오름 입구에서 04.km)는 성판악 갈림목.

       여기서 곧장 뻗은 길을 따라 9km 걸어가면 5·16도로 변의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 입구로 다가선다.

       평소 탐승객이 많은 숲길이다.

 

       붉은오름으로 가려고 왼쪽 길을 따르면 또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피톤치드가 많이 나와 정신과 육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여 ‘치유의 숲’이라 이름 지어진 곳이다.

여기서 안내판에 ‘서어나무숲 1.1km’라 표시돼 있는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한남시험림을 거쳐

서성로 사려니오름 입구로 빠져나갈 수 있으나 통제 구간이다.

따라서 특별한 허가 없이 숲 탐승을 하려면 곧장 뻗은 숲길을 따라야 한다.

붉은오름 정상데크에서 제주 동쪽 풍광 조망

숲길은 이제 삼나무가 주류를 이룬다.

여러 수종 중에서도 피톤치드가 많이 나온다는 나무다.

명상에 잠기고, 나그네들과 두런두런 거리며 걷노라면 붉은오름휴양림 입구 팻말 앞에 선다.

 

사려니숲길에서 북쪽으로 700m쯤 떨어진 숲속에 조성 중인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은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숙박시설 8동 14실과 야영장, 수상데크 등의

시설을 갖춘 상태에서 올 여름 피서철에 앞서 개장할 계획이다.

붉은오름휴양림 입구에서 500m쯤 더 가면 붉은오름 입구에 닿는다.

 

붉은오름(529m)은 한라산 동면에서 가장 높은 기생화산인 사라오름(1,325m)에서 뻗은 능선이

성널오름(성판악·1,215.2m)~괴평이오름(784m)~물찻오름(검은오름·717.2m)을 거쳐

성산일출봉까지 뻗어내리는 사이 솟아오른 오름이다.

 

입구에 세워진 ‘붉은오름 정상 가는 길’ 팻말 방향을 따라 삼나무숲길을 따르면

남조로 동쪽 일원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오름 정상 조망데크에 올라선다.

오름길 도중에 붉은오름휴양림으로 빠지는 길도 있다.

붉은오름 입구에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면 통제소에 이어 남조로 사려니숲길 입구에 닿는다.


사려니숲길 트레킹 팁 Guide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에서 서성로로 이어지는 15km 숲길을 일컬으나

도중에 성판악이나 붉은오름으로 빠지는 숲길도 나 있다.

그중 항시 개방된 숲길은 비자림로 입구~물찻오름 입구~붉은오름 입구 10km 숲길이다.

 

물찻오름은 2008년 12월 이후 올해 말까지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돼 있고,

물찻오름·붉은오름·사려니오름 갈림목에서 사려니오름 입구까지 10km 구간은 통제 중이다.

단, 서성로(1119번 지방도) 한남감귤가공공장 부근의 사려니숲길 들머리에서

삼나무 전시관을 거쳐 사려니오름을 왕복하는 6km 구간은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림산림연구소(064-730-7272, jejuforest.kfri.go.kr)에

탐방 이틀 전까지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면 탐승이 가능하다.

 

월간산 2011년 2월호를 읽고나서 그동안 몇번이나 가보고 싶었던 사려니숲길을

목욜(2/9) 한라산 백록담 산행에 이어 금욜(2/10) 오전에 혼자 살짝 다녀왔다.

 

신제주 연동에서 1112번 비지림로 사려니숲길 입구까지 택시를 타고 와서

오전 8시 10분 사려니숲길 입구를 출발해서 참꽃나무숲 ~ 서어나무숲 ~ 물찻오름 입구까지

걷고나서 출입통제중인 물찻오름에 올라 오름 분석구를 구경했다.

 

물찻오름 입구로 그대로 하산 했어야 하는데

물찻오름에서 오름능선으로 등로가 보이길래 그 능선을 따라 계속 이어가니

뜻하지 않았던 삼다수숲길이 나왔고 1118번 남조로 교래리로 하산했다.

 

◆ 사려니숲길 지도

 

 

◆ 사려니숲길 사진

 

1) 사려니숲길 안내도...

 

 

 

2) 사려니숲길(제주~성산부두간) 시외버스 시간표...

 

 

3) 1112번 비자림로의 사려니숲길 입구...

 

 

 

 

4) 사려니숲길 탐방안내소...

 

 

5) 참꽃나무숲으로 가는 도중의 사려니숲길(1) 

 

 

 

 

6) 천미천... 

 

 

 

 

7) 참꽃나무숲~서어나무숲 구간의 사려니숲길(2)... 

 

 

 

 

 

 

 

8) 서어나무숲~물찻오름 입구의 사려니숲길(3)... 

 

 

 

9) 물찻오름 입구... 

 

 

 

 

 

 

 

10) 물찻오름 분석구... 

 

 

 

 

11) 오름능선에서 바라본 교래리 부근의 오름들... 

 

 

 

◆ 삼다수숲길 사진

 

12) 삼다수숲길 1구간 안내...

 

 

 

 

 

13) 삼다수숲길(1)...

 

 

 

 

 

14) 삼다수숲길(2)...

 

 

 

 

 

15) 삼다수숲길에서 바라본 물찾오름...

 

 

 

16) 1118번 도로인 남조로의 퐁낭휴게소...

 

 

 

 

17) 남조로의 계동목장 입구...

 

 

 

18) 삼다수숲길(제주~남원~서귀간) 시외버스 시간표...

 

 

 

 

◆ 제주 맛기행 사진

 

19) 신제주 물항식당에서 갈치/고등어/민어/농어회, 고등어조림... ~ 첫째날 저녁식사 ...

 

 

 

 

 

 

20) 신제주 별미콩나무국밥집에서 전주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 ~ 둘째날 아침식사 ...

 

 

 

 

21) 제주 탑동 영천식당에서 벵어돔회... ~ 둘째날 저녁식사 ...

 

 

 

 

 

22) 다금바리...

 

 

23) 줄돔(갯돔)...

 

 

23) 갓돔(?)...

 

 

24) 벵어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