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 원국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 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은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져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뭇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 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면 제발 오지 마시라
▶ 지리산 천왕봉
▶ 천왕봉 일출
▶ 천왕봉에서 바라본 지리 주릉
난 지리산이란 말만 들어도 항상 가슴 설레곤 한다.
그동안 백두대간/정맥 종주산행에 치중하다 보니 자주 찾지 못했던 지리산 이건만
올해 경방기간이 해제된 5월중순 이후부터 삼정능선 7암자 순례(5/28),
이끼폭포-묘향대(6/6), 도장골-청학연못(6/24), 봉산골-반야봉(7/8)을 살짝 다녀 왔다.
7월의 셋째 토욜(7/21) 오전 8시 20분 한밭산사랑 산우들과 함께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탄방안내센터를 출발해서 하동바위(900m) - 소지봉(1312m) -
망바위(1500m) - 장터목대피소(1653m) - 제석봉(1808m) - 천왕봉(1915m) 코스로
7시간 47분 동안 왕복 산행 했다.
당초 한신지곡으로 진입해서 팔팔-천령-내림-함양폭포, 장군바위를 구경할까 했는데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한신계곡의 다리가 일부 유실된 탓에
한신계곡-세석 구간이 출입통제 중이라 산행코스를 변경해서 천왕봉을 다녀온 거다.
◆ 산행 코스 및 시간
백무동주차장 -> 참샘(1125m) -> 장터목대피소(1653m) -> 천왕봉(1915m)
2.9 km 3.2 km 1.7 km
1:02:07(9:29휴식) 1:29:33(25:47휴식) 55:45(48:52식사)
-> 장터목대피소 -> 소지봉(1312m) -> 백무동주차장
1.7 km 2.8 km 3.3 km <계> 15.6 km
39:27 47:45(5:42휴식) 1:22:33 <계> 7:43:14
◆ 산행 사진
1) 백무동 탐방안내센터...
2) 백무동 탐방지원센터...
3) 태풍 카눈의 여파로 한신계곡-세석대피소 코스를 출입통제 중이어서,
당초 세석대피소 방향의 한신지곡 코스에서 소지봉을 경유해서 장터목 코스로 변경 했다.
4) 하동바위(900m)...
5) 하동바위 현수교...
6) 참샘(1125m)...
7) 창암능선이 분기되는 소지봉(1132m)...
8) 망바위(1500m),,,
9) 한신지곡 진입로리 부근의 조망처에서 바라본 장터목대피소-연하봉(1730m)...
10) 장터목 대피소...
11) 장터목대피소에서 제석봉으로 올라가는 돌계단길...
12) 제석봉으로 가던 도중에 되돌아본 운무속의 연하봉...
13) 제석봉의 고사목 지대...
14) 제석봉 정상(1808m)...
15) 제석봉 전망대...
16) 제석봉에서 통천문으로 올라가는 길...
17) 통천문(1814m)...
18) 통천문 위에서 바라본 운무속의 제석봉...
19) 통천문에서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급경사 구간...